철원에서의 젊은날.
송국
1989년 겨울이다.
내가 더운 팔월부터 집권을 했으니 태평성대를 구가중이였지 아마..^^
좌우가 입대동기 오른쪽 구석이 후배이다.
크리스마스 트리작업 핑게로 나와바리 순시중에 찍었다.
왼쪽이 철원평야.. 오른쪽 방벽이 GOP철책선이다.
맞은편에 고암산,일명 김일성고지가 있고 백마고지가 있고 뒷편으로 6.25때 포사격으로 산이 아이스크림처럼 흘러내렸다고 붙여진 아이스크림 고지도 있다.
그 유명한 철의 삼각지대가 이곳이다.
눈이 오면 불도져로 밀고 사람 발길이 드문곳엔 뱀이 많고 이상하게 재첩이 많았다.
고석정,노동당사,한탄강들이 후방으로 있고 철책선 근무는 일년을 넘게 한 이유로 화지리 다방의 꽃순이들과 연분홍 로맨스는 없다.
아쉽다.
요즘 랩군가도 있는데 발라드 군가가 없다고 양희은이 방송에서 장용이 투정을 부렸다.
왜 없겠어.. 있다.
내가 근무한 부대에는 사단장이 인정한 발라드 군가가 있다.
군대 첨가면 애인없는 이병이 없고 제대할 즈음되면 애인있는 병장이 없다.
상병말년쯤 분대장교육을 간다.
해서 일반하사 달고 자대복귀해서 분대장으로 군생활을 하는데..
그즈음 누군가가 죽었다. 애인의 변심이 자살의 사유였단다.
........................
자꾸만 쏟아지늣 이 비 속에서
헤매는 긴 설움은 아는이 없다.
뺨위를 매만지던 너의 손길도
이제는 자취없이 사라졌어라.
아하 너는 모르리라 긴밤을 지샌 약한 마음
이제 다시 흐르는비 슬픔에 얽힌 눈물일줄
다시는 이빗속을 걷지 않으리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으리
야윈 눈물마져 사라졌어라.
....................
시처럼 노래처럼 이 유서만을 남긴채 그는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먼길을 떠나 버렸다.
그후 시나위인가에서 드럼을 치던 친구가 입대해서 여기에 악보를 붙였고
6사단에선 분대장가 라는 이름의 군가로 존재한다.
해서 누구나 불러주는 그걸로 그의 영혼은 위로를 받길 빌어본다.
단풍하사를 달고,이백킬로 행군을 하고 훈련의 막바지에는 모두가 누군가를 또는 스스로를 위로하듯 이노래를 합창했다.
하나~~둘...하나~~두울 행군간에 군가한다
군가는 분대장가.
그렇게 노래는 시작되고
그때 참 많이 운다..
젊음이 아직은 무겁고 벗어날수 없는 처지가 암담하고 많이 외로워서 그순간은 앙다문 이빨사이로 신음처럼 한숨처럼 울음이 새어 나온다.
장마철이라 비가 많이도 온다.
항시 밤만되면 유령처럼 내리던 철원하늘의 그 암담하던 비가 떠오른다.
어느새 세월은 나를 중년의 사내로 밀어다 놓았고
내 아들이 어느듯 그나이 즈음이 되어간다.
철원을 한번 다녀와서 내 젊은날을 조리있게 되짚어 보고 싶다.
비가 온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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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2013.09.30
1990년 제대면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사회생활에 찌들려 살다 보니 벌써 23년이란 세월이 흘러 버렸네요.
그래도 그 때 그 추억은 조금은 가슴에 남아 있는듯 합니다.
조교들이 이 노래를 가르켜 주고,우리 단풍하사 동기들끼리 따라 부르고...
짧은 6주간의 생활이었지만
어렴풋이 그 때의 기억들이 나는 듯 합니다.
왜 이 노래가 분대장가로 불리웠는지는 모르나
술과 독의 양면성을 띈 젊은 날의 객기였나 생각을 해 봅니다.
이 노래는 군발이 노래보다는
비 오는 날 처진 모습으로 술 한 잔 마시며 부르는 그냥 가벼운 노래이기를 바래 봅니다...
지금은 잊혀져버린 어느 누군가를 회상하면서...
지금 다시 이 노래를 부른다면
그 때 그 시절의 군대 동기들과 모여 앉아서
쓰디쓴 쐬주 한 잔 하면서
부르고 싶네요...
지금은 다 어디에서 잘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댓글 컨트롤 레이어 펼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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